서울에서 런던으로 출장을 가는 중에 지난 3주동안 칼럼을 통해 제기했던 서울시의 새로운 슬로건과 브랜딩 정책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일단락지어볼까 합니다. 고유명사인 서울을 과감하게 동사화해보자는 “I seoul U!” 제안에 대해 예상했던대로 ‘참신하다’며 적극적으로 공감과 지지를 보내는 분들과 ‘기존의 Hi Seoul!이 더 좋았다.’는 류의 시큰둥한 반응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도 저도 관심없다는 분들은 논외로 치구요. 이번 출장중에는 핀란드의 저명한 영어교육자이자 한국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시르꾸 니까마 (Sirkku Nikamaa)도 만날 것입니다. 글로벌 영어교육 컨설팅을 하고 있는 그녀가 마침 런던에 체류중이기에 서울시의 새로운 슬로건에 대한 유럽적 관점을 청취하고자 합입니다.
# 런던!
런던은 1세기경에 시저가 브리튼 섬을 정복할 때 그의 군대가 주둔하던 템즈강변 지역을 론디니움(Londinium)이라고 불렀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서울의 어원만큼이나 유구한 역사를 담고 있는 이름이지요. 잉글랜드와 함께 연합왕국을 구성하고 있는 스코틀랜드(Edinburgh), 웨일즈(Cardiff), 북아일랜드(Belfast)도 각각 자국의 수도를 갖고 있지만 런던이 영국 전체를 대표하는 수도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런던의 도시 브랜딩은 항상 이 역사성을 밑바탕으로 깔고 가되 훨씬 더 매력적으로 어필되어 있는 라이벌인 파리나 로마 등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좀 더 현대적인 모습까지 부각시키려 애써왔습니다. 그러나 그 노력이 지나쳐 다소 산만하다는 지적이 있어왔고 통합적으로 집중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는 미흡해 보인 면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 London!
답을 멀리서 찾지 말고, 문제 안에서 찾으라는 옛 선생님의 가르침은 시험문제를 풀 때 뿐만 아니라 인생의 많은 것에서 적용되는 매우 유용한 팁입니다. 런던을 어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슬로건들이 난무하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컨셉은 London이라는 단어 속에 두 번이나 반복되는 on에 대한 집중입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대로 on은 ‘~위에’를 나타내는 전치사이자 ‘계속’을 뜻하는 부사로 사용됩니다. 자기의 이름 속에 들어있는 on에 대한 이 지극히 단순한 발견과 강조는 London을 ‘결코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그리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지독하게도 보수적인 유럽의 섬나라 영국의 이미지를 나라를 대표하는 수도의 이름에서 on을 뽑아내어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확실한 효과를 낳은 것이죠.
# I .SEOUL.U?
나와 너라는 대명사 사이에 대문자로 쓴 서울이라는 고유명사는 아무리 봐도 생명력 없는 명사의 나열에 불과합니다. ‘나와 너의 서울’이라는 슬로건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것이 서울을 나와 너 사이에 어떤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존재로 만드는 것일진대, 서울은 고유명사이므로 반드시 대문자로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나와 너 사이에 존재하는 서울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길은 서울을 ‘동사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왕에 운율도 맞고 뜻도 좋은 영혼(soul)이 서울에 담겨있으니 seoul이라는 동사를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다 = to love with soul’는 뜻으로 사용해보는 것을 다시 한번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거 쓰면 쓸수록 매력 있고 말도 된다고 영어의 본고장 영국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 출장은 사실 다른 공식일정 때문에 가지만 “I seoul U!”이 정말로 지지받고 있다는 인증샷을 찍어서 바람몰이라도 해야겠다는 필자의 지독한 집념이 깔려있기도 하답니다. ^^
# I seoul U!
우리가 벤치마킹하는 선진혁신교육의 나라 핀란드 최고의 영어교육자도 지지합니다. 국가브랜드 지수의 창시자이자 세계 최고의 브랜드 전략가인 사이먼 앤홀트의 나라 영국에서도 “I seoul U!”가 먹힌다는 거… 서울의 브랜딩은 곧 대한민국의 브랜딩입니다. 성공적인 브랜딩의 가장 큰 적은 ‘자기비하의 성향을 가진 내부자들’이라고 합니다. ‘서울이 뭐 볼게 있어?’, ‘우리나라가 뭐 내세울게 있어?’하며 습관적으로 우리를 폄하하고 낮추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일상인, 별거 아닌 많은 것들이 외부인들의 눈엔 특별하고 매력적이며, 또한 의외로 우리에겐 그런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따뜻한 가슴이 느껴지는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런 서울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함께 알릴 수 있기를 소망하며 다시 한번 영혼을 담아 외칩니다. I seoul U!
다음 주에는 영어의 본고장 런던에서 바라본 서울시의 새로운 ‘도시브랜딩 전략’에 대해 생생한 스케치를 올리겠습니다.
* ‘유럽스케치’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살고 있는 우리의 좌표와 방향성을 서쪽 끝에 살고 있는 유럽적 시각으로 재조명해보는 코너입니다. 필자는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비즈니스 커넥터로 일하며 얻은 영감을 패션서울을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서태원 / 유로코 비즈니스 커넥터 / www.facebook.com/eurokor.seo
「유럽스케치 #1」 서울시 슬로건 I . SEOUL . U? I seoul U!
「유럽스케치 #2」 서울의 동사화(動詞化) I se♡ul U!
「유럽스케치 #3」 서울의 뜻, 그 뜻 그대로의 서울!
「Europe Sketch #4」 From Seoul to London, thinking about Seoul from London
I am on the plane, on a business trip to London and I’d like to present once again my proposal about the new slogan of Seoul and its rebranding policy. The responses to my idea to make Seoul a verb like in “I seoul U!” were divided in two – either a resounding yes or firm no. The supporters said “It is quite fresh and impressive!” while the opponents said “The existing ‘Hi Seoul!’ is much better”.
During my stay in London, I’ll meet Ms Sirkku Nikamaa, a renowned English educator from Finland who has a special heart for Korea. She is working as a consultant for a global English education project and one of the most authentic persons with whom I can discuss the slogan.
# London!
The name of London is derived from Londinium, a Roman place name by the river Thames from a time when Julius Caesar conquered the Britain in the 1st century. The name is as ancient old as the name of Seoul. The United Kingdom comprises four countries – England, Scotland, Wales and Northern Ireland, each one with their own capital; London, Edinburgh, Cardiff and Belfast respectively, but undeniably, London is the capital of the Kingdom. Compared to its rivals like Paris or Rome, London has always strived to brand itself as a continuously developing and modern city, while meticulously preserving and taking pride in its long and glorious history. However its efforts to establish an integrated image of megapolis London have sometimes gone astray.
# London!
“Don’t seek the answer from afar but within the given problem.” My teachers’ advice has been useful not only for the examinations but also for many other things in life. Amongst many slogans to brand London, my favorite concept is the one focusing on double “ON”s in London. As we all know well, “on” is a preposition we use to express something that is physically in contact with and supported by a surface, or we use it as an adverb indicating continuity. This simple discovery of “on” within its own name and the emphasis has successfully given London a positive image of continued and unstoppable development and growth. Look at the impact of city branding! How effectively it works by just a simple emphasis on ‘on’s extracted from its own name! It has changed the image of the capital city representing the most conservative European country that cherishes the value of tradition.
# I .SEOUL.U? or I seoul U!
I cannot help but saying SEOUL in capital letters between I and U is nothing but a lifeless noun. Since the purpose of the new slogan is to make Seoul something meaningful between you and I, we’d better liberate ourselves from that kind of obsession to write a proper noun in capital letter only. It is much better to ‘verbify‘ Seoul into ‘seoul’ to vitalize it as a being between I and U, I believe. Even the rhyme and spelling of ‘soul’ complies with Seoul to support the idea to coin a new verb ‘seoul’ meaning ‘to love with soul’. Let me challenge you once again to start using it and spreading it wider. They say it makes sense even in England, the birth place of English! During my business trip, I plan to take some pics to prove “I seoul U!” is supported and make the most use of these to drive it further and broader.
# I seoul U!
The top level English educator from Finland, our benchmark model for advanced, innovative education supports “I seoul U!”. As Simon Anholt, the creator of National Brand Index and the world famous brand strategist mentioned, city branding is the nation’s branding. The biggest enemy of successful branding is the insiders with a tendency of self-devaluation. There are such people who habitually derogate themselves by saying “Is there anything worth seeing in Seoul?” or “What do we have to boast about in Korea?”‘ But I’d rather say that there are still many things that are ordinary to us but very special and attractive to others. I hope we will make Seoul together, brand it as a city with warm-hearted people and make it known. Now is the time to shout once again with my soul “I seoul U!”
Next week, I’ll sketch how Londoners see the re-branding of Seoul and upload the story on the spot.
The ‘Europe Sketch’ embarks on a journey to review where we are and where we should go. The perspective and direction is inspired by Europe, a region located at the far western end of the Eurasian continent. The writer is a frequent traveler from the Far East to the West, serving as a business connector. Hopefully, sharing discoveries and thoughts from the two different worlds with Fashion Seoul will give another joy and inspiration to the readers.
ⒸTaewon Seo / EuroKor Business Connector / www.facebook.com/eurokor.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