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 컨설팅을 받는 중 코치로부터 “유럽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왜 자꾸만 서울시의 브랜딩이라는 비전문적 주제에 집착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전혀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않는 객관적 시각의 코치로부터 받은 예리한 지적에 매우 본질적인 고민에 다시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궤변이 아닌 정직한 대답을 하고,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으로 지난 2개월간 고민하며 써왔던 서울시의 브랜딩에 대한 주제를 일단락짓고자 합니다. 그동안 그렇지 않아도 찬반양론이 분분한 주제에 대하여 거기다 한 술 더 뜬 ‘서울의 동사화’라는 캠페인을 앞으로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집스런 계획에 대해 조금이나마 나누고싶습니다.
# 삼국 꼭지점 바젤에서
6년전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메가북 유니타스브랜드에서 도시브랜딩을 주제로 특집을 꾸미며 필자에게 유럽에서 도시브랜딩의 모델이 될만한 도시를 선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었습니다. 그 때 제 1순위로 추천한 도시가 바로 스위스의 바젤이었고, 필자는 바젤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리서치팀과 함께 바젤로 날아갔었습니다.
유럽의 양대 강국 독일과 프랑스의 사이에 끼어있는 스위스의 북쪽 국경도시 바젤은 유럽의 젖줄인 라인강의 상류에 자리한 무역항이자 문화의 중심도시로 인구가 17만명 정도 밖에 안되는 도시이지만 브랜드 가치는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의 주요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습니다. 규모면에서 월등한 위치에 있는 취리히나 제네바 같은 대도시들과는 달리 외부에서 마케팅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도시 브랜딩 정책을 입안하고 통합적으로 추지해온 과정과 손에 잡힐 정도의 성과를 내게 된 오늘날의 모습을 면밀히 스케치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갖게 된 것이지요.
# 패션서울과 유럽스케치
서울시를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에 이어 세계 5대 패션도시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품고 있는 ‘패션서울’에 칼럼을 기고하게 되면서 일단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인 서울의 도시 브랜딩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기로 한 야심이 좀 과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백번 넘게 출장과 여행으로 뻔질나게 드나든 유럽에 대해 이미 넘쳐나는 여행정보를 보태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차라리 조금이라도 의미있는 컨셉으로 기존의 재료들을 재해석하고 풀어가면서 생생한 현장감각을 가지고 업데이트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서울의 동사화(動詞化)’라는 주제를 가지고 6회 연속으로 풀어간 시리즈를 오늘로서 일단락 짓고 이후로는 물밑에서 조용히 실질적인 캠페인으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 결과물들이 서울시의 브랜드 가치와 시민들의 의식을 전환시키고 또 외국인들이 서울을 훨씬 더 친근하게 인식하도록 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I seoul U!
# 도시 브랜딩에서 국가 브랜딩으로
‘패션서울”은 컨텐츠들의 목적과 방향성이 분명한 빅데이터 웹진입니다. 기왕에 도시 브랜딩을 컨셉으로 시작한 유럽스케치는 이제 좀 더 시선을 넓혀 국가 브랜딩의 관점으로 유럽을 스케치해보기로 과욕을 부려보려 합니다. 유럽으로 분류되는 약 50여개의 나라들을 일단 수박겉핥기식으로나마 훑어보고 이어서 좀 더 깊이 들어가보는 시도를 하려합니다. 한바퀴를 돌아 내년 이맘때가 되면 또 새로운 방향이 주어지지 않을까요? 그럼 새해에 새로운 시리즈로 다시 만나겠습니다. Happy New Year!
* ‘유럽스케치’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살고 있는 우리의 좌표와 방향성을 서쪽 끝에 살고 있는 유럽적 시각으로 재조명해보는 코너입니다. 필자는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비즈니스 커넥터로 일하며 얻은 영감을 패션서울을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서태원 / 유로코 비즈니스 커넥터 / www.facebook.com/eurokor.seo